2017. 9. 23. (토) 제110호

‘Watch M’ 주간 칼럼

문재인 대통령,
전시작전통제권의 ‘임기 내 환수’ 즉각 추진하라

얼마전 주한미군측의 요청에 따라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가 중단되었다는 내용이 한 보수일간지를 통해 보도되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올 들어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지휘구조인 미래사령부(가칭) 논의를 중단하자고 요청해왔고 이에 따라 한미간 전작권 전환 이후 지휘구조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다.

보도가 나오자 바로 다음날, 군 당국은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군 관계자는 관련 논의가 로드맵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또 다른 관계자는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의 요청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군의 신속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익명으로 처리된 ‘군 관계자’들을 동원해 한미간의 전작권 전환 논의 중단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군의 태도는 석연찮다. 보통 언론에서 ‘관계자’라는 출처를 동원해 기사를 쓰는 경우는 취재원을 보호해야 하거나 추후 논란에 휘말릴 것이 예상될 때 취재원의 요청에 의해 씌여지기 때문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의 전작권 전환 논의 중단 요구 의혹

군 당국의 주장대로 오보라고 하기엔 기사 내용은 구체적이다.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10월 전작권을 연기할 당시 한미는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사령부(가칭)를 창설키로 합의했는데 그 구조는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아 지휘를 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미군은 창설 이래 소규모 부대를 제외하곤 타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퍼싱원칙’을 불문율로 갖고 있고 미국 중심주의를 주창하고 있는 트럼프정부 하에서는 가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 논의 중단 이유로 거론했다는 한미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사령부의 역할 재검토 필요성도 같은 맥락이다. 즉,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사령부(가칭)의 지휘를 한국군이 맡을 경우 그 부사령관인 미군의 직급을 낮추고 대신 주한미군사령부나 유엔사령부 지휘관의 직급을 올려 미래사령부의 역할과 위상을 낮추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결국, 이같은 의도에 따라 주한미군의 요청에 의해 전작권 전환 논의가 중단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은 한국에 전작권을 돌려주려는 의지가 없거나 돌려주더라도 미래사령부(가칭) 위에 주한미군이 존재하는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전작권 전환의 실질적 의미를 형해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두 차례 연기되었다. 노무현정부 당시인 2007년 2월, 한미간의 합의에 의해 2012년 4월 17일 전환되기로 했으나 2010년 6월, 이명박대통령은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했다. 이어 전작권 전환 시점 1년여를 앞 둔 2014년 10월 박근혜정부는 제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간의 합의를 통해 2020년대 중반으로 다시 연기했는데 이때에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상황, 북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체제 구축, 한국군의 군사능력 구비 등 소위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내용으로 해 사실상 무기한 연기 결정을 내렸다.


<2014년 10월, 팬타곤에서 열린 제46차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연기 각서에 서명하는 모습>

 

번번이 무산되는 전작권 환수 계획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정부가 전작권 환수 연기 결정을 내린 직후인 2014년 10월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신분으로 질의에 나서 “전작권 무기한 연기는 군사주권을 포기한 것으로써 우리 군이 스스로 국민을 지킬 수 없는 무력하고 무능한 군대라는 것을 자인한 것과 진배 없다”며 “군이 보여주는 이러한 모든 것은 총체적 안보 무능이라 생각되는데 어떤가”라고 한민구 국방장관을 질타했다. 그런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전작권의 ‘임기 내 환수’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직후인 5월 25일,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시기를 3~4년 앞당겨 2020년대 초반에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달여 뒤인 7월 1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전작권의 전환 시점과 관련해 임기 내 전환이 아닌 ‘조속한 전환’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같은 변경은 문재인 대통령 본인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직전에 있었던 한미정상 공동성명에 따라 두 정상이 합의한 조건이 이루어지면 임기 내든 후든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던 전작권의 임기 내 전환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는 말이된다. 그리고 서두에 언급한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현재 한미 간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논의조차 중단돼 전작권 환수는 다시 기약할 수 없는 희망사항이 되버린 것이다.

<지난 8월 28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군을 질타하는 문 대통령>

 

전시작전통제권은 군사자주권의 핵심, 준비의 문제 아냐

문재인정부가 전작권의 전환 시점을 늦추기로 한 구체적인 이유와 관련해서 정부 입장이 공개적으로 표명된 바는 없다. 다만, 한국군의 대북 군사대응능력을 구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연기되었다는 예상이 주로 거론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립된 한 나라의 주요한 권한인 군대의 통수권, 그리고 그 핵심적 내용인 작전통제권을 지도자가 행사하는 것은 준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 10위권의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이 여전히 자국 군대의 지휘권조차 온전히 행사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떤 나라가 제 나라 군대의 지휘권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지난 8월 28일,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막대한 국방비를 쓰면서도 북한의 전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으며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며 군을 질타했다. 국내총생산을 비교하면 북한의 45배에 이르는 국력을 가진 한국이 북한을 압도할 자신이 있느냐며 막대한 국방비에도 불구하고 독자 작전능력을 갖지 못한 군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적대로 한국의 국력을 감안한다면, 이미 늦었지만 이제라도 전작권을 환수해 한국의 군사적 자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문재인정부는 공약대로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위한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미국 역시 한국의 군사적 자주권을 침해하는 일련의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건군 6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사열하고 있는 한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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