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

4000일,

우리는 아직 그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내일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 결성 4000일이다. 하나하나 지나온 날들을 떠올리기에는 참으로 아득한 시간이다.

그러나 해군이라는 군대조직이 우리 주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경찰이라는 국가기관이 투표함 탈취에 동조하며 해군의 앞잡이로 일하고, 제주도정이 주민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겪으며 분연히 일어서서, 걸어온 싸움을 받아들인 날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

국가가 정의롭기를 우리는 원했다.

행정기관이 깨끗하기를 우리는 원했다.

그리하여 사회가 평화롭기를 우리는 바랬다.

그래서 저항했고, 잡혀가고 재판을 받고 수감되어도, 또 다시 이 거리에서 공사차량 앞에 서고 레미콘 위에 오르고 포클레인 밑에 드러누웠다.

구럼비 바위가 발파되고 콘크리트에 묻혀가는 나날들 속에 우리의 눈물도 말라갔다. 그렇게 우리는 구럼비를 잃었다.

그러나 우리는 만났다. 정의와 평화를 가슴에 품은 사람들을.

그래서 그 추운 겨울 내내 촛불을 꺼뜨리지 않았다. 마침내 봄이 오고 세상이 겨울에서 벗어나 꽃을 피우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 곳 강정마을엔 아직 봄은 문턱에 걸려있다. 여전히 수많은 재판을 받고 있고 우리의 더럽혀진 이름은 아직 그대로다.

구상권은 철회되었으나, 해군이 쓰고 있는 이 기지에는 핵잠수함을 비롯한 미군 배들이 드나들며 쓰레기와 분뇨와 알 수 없는 폐기물까지 버리고 가고,

미국에 의한 대중국전초기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우리는 의심한다.

우리는 소성리와 연결되어 있고 성산 제2공항과 연결되어있음을 안다.

세상에 봄이 왔다지만 이곳들은 여전히 겨울이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대화가 열려 평화의 문까지 열린다면 제주에 더 이상 대중국전초기지는 필요 없다.

그래서 멈출 수 없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서로를 믿으며 우리는 일어섰다.

저 거짓으로 세워진 기지가 물러가고 구럼비에 진짜 평화가 올 그 날까지 우리는 이곳에 내린 뿌리를 결코 거두지 않고 뚜벅 뚜벅 걸어갈 것이다.

그렇다. 4천 날을 버틴 우리가 구럼비다.

또 몇 백날 몇 천일을 더 맞이할지 몰라도 우리는 바위가 되어 굳건히 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다.

우리가 평화다!

우리가 평화다!

우리가 평화다!

  1. 2018 . 4. 28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및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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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싸움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는 강동균 제주해군기지 반대대책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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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사를 하는 홍기룡 범대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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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사를 하는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박석진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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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강정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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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님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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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 4000일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박석진 집행위원 연대사-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왔다고 합니다. 어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대결과 전쟁의 역사를 끝내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곳들이 존재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드기지가 들어선 성주 소성리에는 수천의 경찰에 에워싸인채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공사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소성리 주민과 종교인들, 평화활동가들이 경찰들에게 끌려나가고 고착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흡사 6년 전 강정을 다시 보는 듯 싶습니다.

이 곳 강정에도 아직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미군의 기지로 쓰이지는 않을 것이라던 국방부의 말과는 달리 미 해군의 구축함들이 들어오고 핵잠수함이 들어오며 본격적인 미국의 군사기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에서는 수시로 군가가 울려퍼지고 마을에 군인들이 돌아다니며 평화롭던 마을은 불안하며 평화보다는 전쟁을 준비하는 마을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내며 4000일 동안의 저항을 이어 온 강정의 사람들에게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는 깊은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1년 9월 2일, 구럼비로 가는 길을 지켜내기 위해 함께 싸웠던 기억

2012년 3월 7일, 구럼비가 파괴되는 발파소리를 들으며 함께 울었던 기억

매년 한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제주 전역을 걸으며 강정의 평화를 외쳤던 기억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막지 못했고 구럼비를 지켜내진 못했지만

우린 함께 싸우고 함께 울었던 연대의 기억만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는 함께 싸우고 함께 책임진다는 그래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낼 것입니다. 한반도에 퍼지고 있는 평화의 봄이 성주 소성리에 그리고 이 곳 강정에 다다를 때까지 투쟁을 그리고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18년 4월 28일

군대를 보는 시민의 눈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강정 싸움 4000일에 보내는 성주 소성리의 연대사>

4000일 평화를 향한 그 영겁 같았을 투쟁의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요.

평화롭던 한 마을 구석 구석이 찢어지던 그 아픔의 시간을 우리가 어찌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아픔의 시간 속에서 만들어졌던 평화와 연대라는 소중한 사리들을 우리가 어찌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우리는 기억합니다. 4000일의 시간동안 한반도의 평화,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던져 멈추지 않고 달려온 그 발걸음을 기억합니다.

4000일의 시간동안 만들어낸 평화와 연대의 사리를 아픔이 있는 곳곳에 아낌없이 전해 주었던 그 손길을 기억합니다.

4000일이라는 그 긴 시간을 우리가 가늠 할 수 없지만 우리는 강정의 발걸음을 기억할 것이며 강정의 손길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그 진중한 발걸음을 뒤따를 것이며, 우리에게 내밀었던 그 연대의 손길을 본받아 또 다른 아픔의 현장에 손 내밀어 함께 하겠습니다.

포기 하지 않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장서 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늦게 함께 해서 죄송합니다. 그래서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2018년 4월 28일

-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공동위원장, 소성리 이장 이석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