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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17. (일) 제145호 

‘Watch M’ 주간 칼럼

북미 간 상호 신뢰 관계는 계속 되어야 한다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위기 끝에 어렵게 성사된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었다. 양 정상이 서명한 합의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양국의 정상이 최초로 만나 적대관계를 종식하자고 합의했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비판의 주된 이유는 합의문의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며 미국이 여태껏 강조했던 CVID가 합의문에 들어가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하는 등 북한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악수를 나누는 양 정상>
13년 만에 찾아온 대화 국면

지금의 대화 국면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후 13년 만에 찾아온 것이다. 그 전에도 몇 차례의 대화 국면이 있었지만 무산되었다. 1994년 제네바 합의는 당시의 전쟁 위기 이후 북미 상호가 일정 정도 양보하면서 타결되었다. 직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함에 따라 합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북한이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면서 합의는 유명무실해졌다. 2000년 김대중 정부의 노력과 거기 부응한 페리 프로세스에 힘입어 6.15 남북공동선언이 성사되었다. 2000년 말 공화당의 부시 정권이 집권했고 2001년 3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말했다.(주석 1) 2002년 10월 미국은 북한의 농축우라늄 비밀 핵 프로그램 의혹을 이유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제기된 의혹에 대해 2004년 미 의회조사국은 의혹의 근거들은 ‘추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주석 2) 2005년 6자회담에서 미국도 서명한 9.19 공동선언은 미국이 터뜨린 방코델타아시아 사태로 인해 무산되었다.

무조건적으로 공화당(을 위시한 대북 강경파)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상호 간의 신뢰가 어느 한 쪽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깨졌을 때, 대화와 합의의 기회도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지난 경험을 통해 서로는 분명히 깨달았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상호 신뢰”라는 문구는 주목할 만하다. “미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새로운 관계 구축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상호 신뢰 형성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인식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상호 신뢰 구축이 비현실적이다?

한동대 김준형 교수는 이번 합의를 “Trust first, and then test” 라고 표현하면서, 두 사람이 먼저 서로를 믿고 그 믿음이 맞는지를 시험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신뢰가 먼저 있어야 검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준형 교수는 또 CVID의 V(verifiable, 검증 가능한)가 이미 핵을 가진 국가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요구라고 말하며, 북한이 계속 핵을 숨길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한다. 북한이 핵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것이라는 신뢰가 구축된 후에야 검증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 정상이 서명한 합의문을 들어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이번 합의에 대해 북한의 독재자를 인정하는 대가로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거나, 김정은에게 너무 많은 합법성을 부여했다거나, 미국이 또다시 북한에 속았다거나 하는 비판은 북한이 신뢰할 만한 국가가 아니라고 이미 전제한 상태에서만 가능한 비판이다. 아마도 이렇게 비판하는 자들은 신뢰 구축이 먼저라는 주장에 대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그 현실적인 태도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그들 스스로가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사실 그 결과는 한반도 위기를 통해 동북아에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그들 집단이 원하던 결과였을 것이다. 

이미 많은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지금의 대화 분위기가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로 전통적 워싱턴 주류 세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꼽고 있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 지금까지 실패했던 대화 국면을 돌아봤을 때, 어느 한 쪽에게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적어도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해서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이 택한 방향이 현실적인 길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트럼프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워싱턴 주류 세력의 카르텔은 공고하고, 그들은 대화 기간 동안 견제를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적대와 불신에 기생하는 정치 종식돼야

북미정상회담 다음 날은 지방선거였다. 대화 분위기에 계속해서 찬물을 끼얹던 세력이 선거에서 참패했다. 오랜 기간 극우 정치세력이 외쳐온 구호는 진짜로 북한을 위험으로 인식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국내 정치에 이용되어 온 측면이 강했다. 여당이 거의 휩쓸다시피 한 이번 선거 결과는 분명 비판할 점이 있지만, 이제 더 이상 극우의 구호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이 많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보여준 신뢰의 모습도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쳤음도 부정할 수 없다. 시민들은 이제 더 이상 적을 강조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정치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시민들의 태도 변화가 공고한 워싱턴 주류 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주 1. 이삼성,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한길사, 2018, 286p
주 2. 이삼성, 같은 책, 3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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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활동 소개

[2018년 6월 11일] <기고>-‘재판 거래’와 2012년 7월의 강정, 그리고 2013년 10월의 밀양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와 ‘판결 조작 진상 규명해야

이 글은 지난5월 28일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박석진 상임활동가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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