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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22. (일) 제150호 

‘Watch M’ 주간 칼럼

마린온 추락사고로 숨진 장병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만이 영예로운 죽음 만들 것”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린 동체, 부러진 채 나뒹굴고 있는 프로펠러 …
 
지난 7월 17일 경북 해병대 1사단 포항비행장에서 추락한 해병대 기동헬기 마린온 사고 현장이 이 사고로 숨진 장병 5명의 유족들의 요구에 의해 공개됐다. 유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해보니 시신이 불에 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며 “죽은 사람들의 고통이 엄청났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실제 숨진 5명 중 2명은 신원이 확인됐으나 나머지 3명은 형체가 없어 계급장과 DNA 분석을 통해 겨우 신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린온 사고 현장의 참혹한 모습>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들, 처참한 사고 현장
 
마린온은 해병대의 숙원사업이던 항공전력 구비를 위해 2012년 실전배치된 육군의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량한 기종이다. 이번 사고로 추락한 1대를 포함해 현재 4대가 도입 완료됐고 해병대는 오는 2023년까지 총 28대의 마린온을 도입해 해병대 항공단을 창설할 계획이었다.
 
이번 마린온 추락사고의 원인을 가늠해보기 위해선 원형 모델인 수리온의 문제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독수리의 ‘수리’와 100이란 뜻의 순 우리말 ‘온’을 합성한 단어인 수리온은 용맹함과 100% 순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2006년 7월부터 개발돼 2012년 12월 실전배치가 시작됐고 총 개발 비용은 1조 3천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수리온은 동체는 유럽의 다국적 헬리콥터 회사인 에어버스헬리콥터(구 유로콥터그룹)의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엔진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것을 쓰는 등 여러 외국 업체의 기술과 부품이 혼합된 헬기이다. 개발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동 제작사인 에어버스헬리콥터의 AS532 쿠거(Cougar) 헬기를 기반으로 수리온을 개발했는데 이는 1970년대 개발된 노후 기종이었다. 여기에 미국제 GE T700 엔진을 개량한 것을 엊었는데 이로인해 헬기 내 엔진배열과 진동 크기 및 패턴이 변했고 원조 모델인 AS532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 추락한 마린온이 기체가 떨리는 문제 때문에 수 차례 정비를 해왔고 사고 당일에도 같은 문제로 정비를 받은 후 시험비행을 실시하다 추락했다는 점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비불량의 문제가 아닌 기체 자체의 결함에 의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증폭시킨다.
 

<수리온 육군 헬기 강화 훈련 모습>
 
수리온은 100% 국산 아닌 짬뽕 헬기
 
수리온의 짧은 개발 기간도 눈여겨 봐야 한다. 수리온은 세계 헬기 개발 사상 보기 드문 단기간에 개발된 헬기로 유명하다. 2005년 12월 개발에 착수한 지 불과 4년 여 만에 초도비행에 성공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5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한국형 헬기사업(KHP)을 결정하며 교체 대상이었던 노후 헬기 500MD, UH-1H의 대체기간을 6년으로 설정한 이유가 컸다. 앞서 언급한 외국 기종과 부품을 갖다 쓴 것도 기술 부족의 탓도 있었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수리온은 2012년 7월 실전배치 이후에도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2014년 8월 프로펠러와 동체 상부 전선절단기가 충돌하며 파괴돼 엔진이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2015년에는 1월, 2월 잇따라 엔진과속 후 정지 현상으로 비상착륙을 하고 그해 12월엔 같은 문제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전력화 직후부터 5차례의 윈드실드(전방유리) 파손사례가 보고됐다. 2016년에는 미국에서 실시한 결빙테스트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해 국방부에 납품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작년 7월 감사원은 수리온이 엔진 기체 탑재장비 등 곳곳에 문제가 있고 2016년에 확인된 결빙 성능이 개선되지 않았으며 낙뢰보호 기능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비행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사고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지는 살펴봐야겠지만, 수리온은 방산비리로도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작년 10월 하성용 전 KAI 대표가 개발비 등 원가조작을 통해 제품 가격을 부풀려 부당이익을 챙기고 주요 협력업체 대표에게 수리온 부품 등을 납품하는 회사를 세우도록 하고 이 회사의 지분 수억원을 차명보유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하대표가 수리온 시험평가단 관계자를 정규직으로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도 드러났다.
 

<구속되는 하성용 전 KAI 대표>
잦은 사고와 방산비리까지 문제 끊이지 않았던 ‘수리온’
 
유족의 요구에 의해 민간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가 꾸려질 예정이고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수리온이 군사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각급 부대와 육군항공학교 등에 배치된 93대의 수리온 외에 경찰청, 소방청, 산림청에도 마린온 개량사업과 비슷한 시기에 민수용 개량모델을 개발해 공급해오고 있다. 이번 사고와 같은 참사의 가능성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사고 직후 정부와 국방부의 태도는 우려를 더한다. 사고 다음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수리온의 문제가 완벽하게 개량됐다”며 “우리 수리온 헬기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유족들이 분노해 있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의전에 문제가 있어 짜증이 난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해명과 사과가 있었으나 전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유족의 아픔을 감안하지 못한 행동들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숨진 장병의 부모님 중 한 분은 해병대가 이번 사고로 숨진 이들을 영예롭게 보내기 위해 화려한 영결식을 치르자 권했지만 이런 죽음, 이런 영결식은 절대 영예로운 죽음이 될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만이 진정한 영예로운 죽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국방부가 유념해 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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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활동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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