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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29. (일) 제151호 

‘Watch M’ 주간 칼럼

군축 빠진 국방개혁, 평화체제 걸림돌 되나

 

정전협정 65주년인 7월 27일, 오랜 준비기간을 끝에 국방개혁 2.0이 발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승인하고 확정한 개혁안이었다. 주 내용은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 2020을 계승하고 있다. 상비 병력을 50만으로 줄이고 그에 따라 장성 수 감축과 육·해·공군을 균형 편성하는 구조 개편, 군 사법제도 개혁과 군의 정치개입 금지 내용 등이 골고루 담겼다. 주목해야 할 것은 남북 간 단계적 군축 합의로 인해 대폭 변경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던 3축 체계는 이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다만 3축 체계 구축의 이유는 조금 달라졌다. 이전에는 3축 체계의 명분을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라고 명시했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지휘관 회의 연설에서 3축 체계의 필요성이 불확실하고 비전통적인 위협에 대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공세적 작전수행 개념(전쟁이 발생하면 2주 안에 평양 등 지휘부를 점령한다는 내용)이 입체기동 작전으로 바뀐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보수 언론에서는 공세적 작전수행 개념이 빠진 것과 3축 체계의 일부 전력 계획 축소를 우려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하지만 거의 바뀐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7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승주 의원은 전제국 방위사업청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지난 2월 방위사업청 업무보고에선 3축 체계의 조기 전력화 이유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라고 적혀있었는데 왜 이번 보고에는 북의 위협이 빠지고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이라고만 적혀있냐는 것이었다. 전제국 방사청장은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가, 이후 안규백 국방위 위원장이 재차 질문하자 국방부의 전력 수립 정책은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았으며 전력화 또한 줄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또한 이후 이종명 의원의 3축 체계 예산 관련 질문에서도 방사청 예산담당 직원은 3축 체계 전력 구축 예산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된 상태로 기획재정부에 제출되었다고 대답했다. 이는 국회 국방위 업무보고에서 국방부 또한 3축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보다 17% 증액한 금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3축 체계는 2016년 9월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기존에 있던 개념인 킬체인과 KAMD에 대량응징보복개념인 KMPR 개념을 추가함으로 처음 공개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무기 체계이다. 남북 간의 단계적 군축 선언으로 3축 체계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북핵 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계적 군축 선언은 선언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단계적 군축 자체가 비핵화를 달성을 위한 상호신뢰구축 과제 중 하나이다. 군축은 방어능력 이상의 상대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공격적 무기를 질적·양적으로 제거하여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군축은 위협 자체를 축소시키는 안보의 방안이다. 다만 한쪽이 위협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상대도 함께 위협을 축소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쌍방의 움직임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실제 남북은 31일 군사회담을 통해 DMZ내 GP 병력과 화기 철수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북핵 위협이 살아있기에 3축 체계의 전면 폐기는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면, 적어도 방어적 개념의 KAMD는 놔두더라도 선제타격을 포함하고 있는 킬체인이나 지휘부 점령 등의 내용을 담은 KMPR은 축소하여 전력화하는 것이 더 맞는 방향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도 지난달 지면에서 킬체인과 KMPR의 경우 아직까지는 실제적 구현에 제한되는 부분이 많고, 공세적 작전이기에 정치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3축 체계 개념에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단계적 군축 선언은 동아시아 지역 군비증강의 해소를 위한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동북아 군비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그간 한국과 일본의 군비증강과 미국의 군사개입을 정당화하는 유일무이한 명분이었다. 거기에 대응하여 중국과 러시아도 군비를 증강한다. 군비경쟁의 악순환은 계속된다. 북핵이 군비경쟁을 정당화하는 명분이었다면 비핵화는 군비경쟁을 멈출 수 있는 계기이다.
 

<킬체인의 주요 무기인 타우러스 미사일 발사 모습>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서라도 3축 체계 구축이 완수되어야 한다는 이유가 제기되기도 한다. 전작권을 환수받기 전에 한국군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독자적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적 억제력이란 개념은 굉장히 모호하다. 어느 정도까지 전력을 갖춰야 억제력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가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북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완벽히 억제한다고는 할 수 없다. 코피작전이라 불리는 제한적 대북타격전략이나 선제타격전략도 마찬가지다. 이미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료했다고 보는 지금 시점에서 완벽한 억제란 상상 속의 개념에 불과하다. 전작권 환수를 위한 조건 확보라는 명분이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다.
 
국방개혁 2.0에는 군축 논의가 담기지 않았다. 3축 체계는 2023년까지 구축을 목표로 한다. 더 걸릴지도 모른다. 지금의 평화 무드와 함께 간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해왔다. 남한이 북한과 미국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평화체제로 간다는 것이다. 북한이라는 탑승자가 좌석에 계속 앉아있게 하려면 운전자를 신뢰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3축 체계를 정상적으로 구축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 운전자론과는 결을 달리하는 조치이다. 탑승자가 평화체제라는 목적지에 내렸을 때 보기 원하는 것이 군비경쟁의 삼엄한 풍경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군축 논의는 연말까지 세부 방침을 마련한다고 한다. 부디 문재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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