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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2. (월) 제160호 

한 주의 시詩작

도시가스공사의 메아리

 
공기처럼, 가스처럼 보이지 않는 것, 우리는 공기업입니다. 도시의 목욕물을 데우고, 시골의 목욕물을 데우고, 몸을 씻는 사람들을 한결같이 사랑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더러워진다는 것은 시간의 속성입니다. 깨끗해진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가면, 지우개가루 같은 때가 밀리고, 목욕물의 부유물들은 인간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서 둥둥 떠다녔습니다.
 
잿빛, 잿빛입니다. 도시의 색, 쥐의 색, 인간의 색입니다. 가스밸브를 오픈하는 존재에게 열리는 가능성 중에서 죽음을 고르는 사람이 있어서 슬픕니다…… 동반자살은 최후의 휴머니즘이다. 내 사랑의 규모는 지극히 소박하고, 오늘밤 내 사랑의 온도는 더없이 뜨겁고, 그들은 모두 공처럼 웅크려 자고 있다. 낮게, 낮게, 낮게 코 고는 소리가 코에서 빠져나간다. 공기가 빠진 더러운 공.
 
굴러가지 않는 공은 공이 아니다. 연기가 나지 않는 파이프는 파이프가 아니다. 공기처럼, 가스처럼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퍼져나가는 가스처럼, 퍼져나가는…… 목소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멀리 퍼져나가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되돌아오지 못할 곳까지 갔습니다. 침묵에 가장 가까워질 때, 그것은 침묵입니다. 거기서 침묵하십시오. 거기에서 영원히 침묵하십시오. 거기까지 우리는 공기업입니다.

김행숙, <에코의 초상>, 2014


메아리란 무엇일까. 어떤 소리가 어딘가 부딪쳐 되돌아온 그 소리를 메아리라고 한다. 보통은 되돌아온 메아리를 듣고서야 메아리가 울린다고 한다. 하지만 메아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메아리는 없는 걸까?

시를 이끌어가는 어떤 존재(들)은 “우리는 공기업”이라고 말한다. 시의 제목이 ‘도시가스공사’였다면 그들을 ‘도시가스공사’라고 생각했겠지만, 시의 제목은 ‘도시가스공사의 메아리’다. 도시가스공사의 목소리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그런 모호한 소리, 그 메아리가 바로 이 시라고 해야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1연과 2연은 보통 도시가스공사가 할 법한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거기에는 “인간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부유물들”이 있고, “공기가 빠진 더러운 공” 같은 죽은 몸이 있다.

그 메아리에게 중요한 것은 “공기처럼, 가스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더 멀리 퍼져나가면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된다. 마치 가스에 질식사한 사람이 냈었을 “코 고는 소리” 같은, 이제는 들리지 않는 소리. 

당연히 되돌아올 소리도 없다. 도시가스공사의 메아리는 그걸 부정하지 않는다. “침묵에 가장 가까워질 때, 그것은 침묵”이라고 말하며, “거기에서 영원히 침묵하십시오”라고까지 말한다. 다만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곳에서까지 “우리는 공기업”이라고 다시 덧붙인다.

‘시체는 더 많은 말을 한다’라는 말도 있다. 이 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는 것 같다. 죽음의 흔적마저 깨끗이 치워진 방에서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저 이 시를 읽고 난 후에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고 그래서 되돌아오지도 않는 어떤 소리들(이걸 소리라고 해야할까?)에 대해 함부로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Watch M’ 주간 칼럼

평양공동선언과 한반도 평화 정세 전망 (3)
-북미협상 전개와 관련한 두 가지 경로와 예상되는 상황들-
 

(* 지난 9월 19일,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미간의 대화에도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주간 뉴스레터는 watch M 칼럼란에 3회에 걸쳐 관련 내용과 이후 한반도 평화정세의 전망과 관련한 글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마지막 글을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연속 기획 칼럼을 마치며
-북미협상 전개와 관련한 두 개의 경로와 예상되는 상황들-

 
언급한대로 여러 변수가 존재하고 불안정한 요소가 많지만 이후 한반도의 평화정세와 관련해 두 가지 정도의 경로를 예상해 볼 수 있으며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검토해본다.
 
첫 번째 경로는, 북미간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종전선언과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가 진행되는 경우다. 종전선언의 경우 남북미가 각자 판단하고 바라보는 바에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법적 규정력을 갖지 않는 정치적 선언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1) 그러나 종전선언이 법적 규정력이 없다해서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선언 차원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은 이후 평화협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본격화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2)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논의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유엔군사령부의 지위와 관련한 문제이다. 주지하다시피 유엔사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의 결의를 통해 구성되었다.3) 법적인 측면에서 유엔사는 한국전쟁 수행의 당사자, 정전협정 체결권자, 정전협정의 관리감독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한국전쟁이 멈췄고 정전협정이 체결된 상태에서 유엔사에 유일하게 남은 업무는 군사정전위원회의 일방 당사자로서 정전협정의 관리·감독자로서의 일이다. 따라서 종전선언 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될 경우 군사정전위원회는 해체되며 유엔사 역시 수행해야 할 업무가 상실되므로 당연히 해체되어야 한다. 이러한 유엔사의 해체가 곧 주한미군의 철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북방어를 주요한 임무로 갖는 주한미군의 지위에 중대한 변화를 수반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유엔사는 미국으로서 포기하기 어려운 조직이다. 유엔사는 1954년 한미합의의사록 체결 당시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이양 받은 주체이며 이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직하며 그 권한이 이어졌다.4) 일본과 오키나와에 있는 7곳의 후방기지 사용의 법적 주체도 유엔사다. 1978년 11월 유엔사령관은 형식적으로 한미연합사령관에 작전통제권을 넘기고 순수한 정전협정 관리기구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당시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요구가 공식화되자 유엔사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 군부 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유엔사는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올 7월 처음으로 유엔사 부사령관으로 캐나다 장성이 보직되었다. 그동안 한미연합사나 주한미군사령부의 고위 간부가 하던 임무를 캐나다나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등 유엔 참전국에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유엔사의 재활성화’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유엔사를 주한미군사령부와는 별개의 독자적 군사기구로 강화하려는 흐름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차기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남북 대화 계속 되더라도 모든 관련 사안은 유엔사에 의해 중개 판단되고 감독 집행되어야 한다”는 발언은 이런 맥락과 연관이 있다고 보여진다.
 
즉,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길에서 주한미군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관련해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의 지위를 한국 방어를 넘어 동아시아의 안정자이자 세력균형자로 규정해 지속적으로 주둔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5)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미 뉴욕 미국외교협회(CFR) 200여명 한반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초청연설에서 “평화협정 체결까지 정전체제 유지되므로 유엔사나 주한미군 지위는 아무 영향 없다”고 전제한 뒤 “주한미군은 남북관계서 평화 만들어내는 대북억지력으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나아가 동북아 전체 안정과 평화 만들어내는 균형자 역할 하고 있다”면서 “나는 평화협정 이후에도 심지어 통일 이후에도 동북아 전체 안정과 평화 위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지역 안정자 또는 세력 균형자로 주둔해야 한다는 주장은 중대한 문제를 갖고 있다. 우선 한미동맹을 유지한 상태에서 주한미군이 동북아지역에서 안정자 또는 세력 균형자로 존재한다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 세력균형자론의 작용방식은 크게 두 가지 양태로 설명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대결적 국가나 동맹간 관계에서 중립적 입장에서 어느 한 쪽에 가담하지 않으면서 세력 간 균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경우와 대립하는 양측 중 어느 일방이 상대적으로 약해 그 부분에 힘을 더해 상호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경우로 정리해볼 수 있다. 군사동맹이 현실적 또는 잠재적인 제3의 적을 상정하고 이의 공격이나 방어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두 나라 이상의 결합을 의미한다고 했을 때 한미동맹의 한 축으로서 미국은 중립자로서의 세력균형자가 아니라 일방 행위당사자로서의 지위만을 갖게 된다.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후 중국 및 러시아와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주한미군이 세력균형자로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은 중국과 러시아를 잠재적 적국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논리이다. 이는 수십 년간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평화협정 체결로 극복하자마자 더 거대한 상대를 대상으로 대립관계를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평화적인 주장이다.
 
이 경로에서 제기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군축의 문제이다. 판문점 선언 제3조 2항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상호간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개혁 2.0을 살펴보면 군축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북한의 위협이 현존한다고 규정하고 나아가 잠재적 위협이라는 불확실한 요소를 상정해 해군력의 강화, 공군의 원거리 작전능력 강화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인식에 기반해 국방개혁 2.0은 연평균 증가율 7.5%로 산정된 과도한 국방비 증액 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270조원이 넘는 세금이 국방비로 책정될 예정이며 이는 국가재정운용계획 상 정부 재정 지출 연평균 증가율을 상회하는 액수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공격적 군사전략 역시 상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KAMD), 대북 대량 보복전략(KMPR)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위 3축체계 구축 계획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현재의 남북관계 진전이나 한반도 평화정세와는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다.6)
 
두 번째 경로는, 북미간의 협상이 결렬되고 평창올림픽 이전과 같은 상호 적대적인 관계로 회귀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 외 군사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국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급진전이 있기 직전까지 북한에 대한 여러 가지 제한적 타격전략을 준비하고 실제 이행에 옮길 판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방송 CNN은 4명의 트럼프 행정부 전 현직 관리를 인용한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에 8,000여명의 주한미군 가족들에게 한국을 떠나도록 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의 만류로 실행되진 않았으나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 실행단계에까지 갔던 상황을 반증하는 사건으로 거론된다.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CIA(중앙정보국)의 KMC(코리아임무센터) 앤드류 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군사옵션이 그냥 강경론자들의 협박용 메시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준비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들었다”며 “20여개 시나리오를 놓고 실행 방식과 북한 반응에 따른 후속 행동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준비되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올 초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석좌인 빅터 차의 주한 미 대사 내정 철회 사안에서 미국의 제한적 대북 타격전략인 ‘코피전략(bloody nose strike)’의 일부 내용이 공개된 바도 있다.7)
 
북한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은 독자적인 대북 군사 옵션을 복원함과 동시에 한미동맹을 다시 대북 공격적 방향으로 선회시키려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중단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의 복원이다.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나온 선의의 조치로서 가장 큰 몇몇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내정자도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 연합군의 준비태세가 분명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내년 봄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훈련의 최종 진행 여부는) 동맹의 지도자들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협상국면이 사라지면 미국은 언제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복원시키고 대북 군사옵션을 실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 역시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일방적 파기에도 부분적으로나마 핵 협정을 이행하고 있는 이란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 핵협정8)은 기존 핵보유국과 독일이 함께 협정의 당사자로 있고 올 5월 미국의 일방적 탈퇴에 이란을 포함한 다른 당사국들이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미국이 요구하는 대 이란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이란은 오히려 핵 협정 준수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는 한편 미국 외 협정당사국의 협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핵과 관련한 협상의 주체는 실질적으로 북미 양국이고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양국 간 갈등을 중재할 국제적 국가단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해 남북, 북미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인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작년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한다는 이유로 중국과 소원한 관계였으나 올 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 김정은 위원장은 3차례나 방중해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관계를 복원시켰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급진전하고 있는데 지난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 경축행사에 러시아 권력 서열 3위이자 푸틴 대통령의 최 측근으로 알려진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예고된 상황이다. 한반도 평화 정세와 관련한 북중러 3국의 공동대응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차관급 회담에서 3국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주요 내용은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조치의 재검토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는 것과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3국이 상호 협력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북한의 외교행보는 기본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지렛대를 만들려는 것이지만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상되는 미국의 경제·군사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언급한 두 개의 경로 모두에서 한국은 한반도 평화의 주요한 당사자로서 중대한 기회와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이르는 긍정적인 경로의 선상에서는 한미동맹의 재조정과 군축 등의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가야 할 것이고 북미협상의 결렬로 초래되는 부정적 경로의 선상에서는 다시 고조되는 전쟁위기의 상황과 이를 제지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올 해 전개된 남북관계 진전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 되어야 한다. 긴박하게 전개된 정세 속에서 그동안은 국가와 정부 중심의 논의와 결정이 중심이었지만 이제 시민사회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 온 성과의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살펴본 바와 같이 많은 한계와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어렵고 긴 여정에서 진정한 평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시민사회진영의 고민과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2018 평화활동가 대회 자료집에 수록되었습니다.)


1)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정상회담 관련 대국민보고에서 종전선언의 개념에 대해 “우리가 사용하는 종전선언의 개념은 65년 전 정전협정 체결 당시 그 해 안에 하기로 했던 전쟁 종식 선언을 의미한다”며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일반적으로 종전선언의 내용은 평화협정에 담기는 경우가 많다. 평화협정에는 전쟁의 공식적 종결 및 적대관계의 청산과 더불어 수교가 수반된다. 관련해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간 체결한 평화협정 제 1항은 “이 조약을 인준 교환함으로써 양측 간 전쟁상태는 종식되며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되어있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종전선언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평화협정으로 가자는 견해도 있다.

3) 한국에 존재하는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의 군대인가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정태욱은 군사적인 지휘통제에서 유엔과 무관하며 유엔사의 지휘체계가 유엔사-미 합참-미 국방부-미 대통령 순으로 되어 있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유엔의 예산으로 운영되지 않는 점을 들어 유엔의 군대가 아닌 미국의 군대라고 주장한다.(‘유엔사의 법적 지위와 관련 문제’, 2018) 실제 1994년 유엔사 해체와 관련한 북한의 문제제기에 부트로스 갈리 당시 유엔사무총장은 북에 보낸 서한에서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유엔안보리의 산하기관이 아니며 어떠한 유엔기구도 주한 유엔군사령부의 해체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4) 참고로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은 동일 인물이다.

5) ‘주한미군’ -역사, 쟁점, 전망 – 조성렬 2003

6) 국방개혁 2.0의 문제점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국방개혁 2.0평가’를 참조. (2018. 8. 30)

7) ‘코피전략(bloody nose strike)’은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한 방 날려 코피를 흘리게 할 정도의 제한적 타격을 지칭하는 군사전략이다. 즉 북한과 전면전에 나서지 않으면서 주요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국지적 타격을 통해 북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경고를 목적으로 한다. 작년 7월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트럼프와 김정은간의 말 폭탄이 격화될 즈음 백악관을 중심으로 마련한 대북 군사옵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코피작전의 대상이 될 타깃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보도된 바는 아직 없으나 영변 핵시설,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화성-15형 등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평양 산음동 미사일 공장,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배치된 함남 신포 잠수함 기지 등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들이 주요하게 거론되었다.

8) 포괄적 공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JCPoA) : 이란 핵협정으로 불린다.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2015년 7월 14일 기존 핵보유국(5개의 핵보유국은 곧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독일이 참여해 타결되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협정을 최악의 협상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왔고 결국 지난 5월 8일 일방적으로 파기한다고 발표했다.

군사안보 관련 이슈 Top 10 (2018, 10/12~2018, 10/20)

1 문, 유럽 순방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 설명, 교황 방북의사 표명은 성과
2 남북고위급회담서 평양공동선언 이행 실무 협의 진행, 여야 평가 갈려
3 제주 국제관함식 종료, 문 사면복권 언급에 반대주민회 “골 더 깊어졌다”
4 JSA 비무장화 위한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첫 회의 / 군사합의서 상 비행금지구역 한미 이견 논란에 합참 이견 없다 확인
5 방위비분담금 8차 회의서도 협상 타결 못해, 연내 타결은 어려워
6 미 재무부, 국내 은행에 직접 대북제재 준수 요청 / 해리스 미 대사는 남북관계외 비핵화 속도 맞춰라 발언
7 기무사 계엄 문건 관여 의혹으로 김관진, 한민구 검찰 소환조사
8 여순 70주년 합동추모식, 예정된 경찰 유족 참석치 않아 아쉬움 남겨
9 한미 국방장관,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도 연기 합의
10 효용논란 SM-3 사실상 도입 확정, 북은 화해분위기 저촉이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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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활동 소개

[2018년 10월 17일~19일] 2018 평화활동가 대회 in 백령도 -물범에겐 NLL이 없다- <사진글>

지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2018 평화활동가 대회가 백령도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평화활동가 대회는 진전하는 한반도의 평화정세를 담는 취지로 한국 최 북단의 섬인 백령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곳을 보았고 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세한 기록은 정리되는대로 올릴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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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2018 열군의 연속기획강좌 1강 <전쟁과 난민, 한국사회 : 드리운 현실과 가려진 진실> – 10월 23일(화), 저녁 7시 30분 / 천주교 예수회센터

10월 23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천주교 예수회센터 1층 강의실에서 2018 기획강좌 -시민의 눈으로 군대를 보다-의 첫 번째 강의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강좌의 주제는 ‘전쟁 피해자로서의 난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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