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목) 저녁 7시 30분, 천주교 예수회센터에서 2018 연속 기획강좌-시민의 눈으로 군대를 보다-가 두 번째 이야기인 ‘문재인정부의 국방개혁2.0, 과연 군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강좌에는 20대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군사전문가 김종대 의원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하는 당일 강의 내용을 녹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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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평화와 안보 문제, 인권의 문제에 관심이 많으셔서 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를 항상 우울하게 만드는 주제들이죠. 지금은 제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실제적으로 시대가 전환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속한 세계가 변하고 있고 중요한 대전환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걸 매일 느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그 변화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아직까지 말만 많지 변한 건 전혀 없거든요. 내년 초 종전선언 논의가 가속화되고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진입하는 시작단계가 된다면 그때부터는 예상은 했지만 진짜 변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느낌이 오기 시작하실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그것을 위한 많은 비전이 선포되고 또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만 해도 과거 보수정권 때 금방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 떨던 시기에 비하면 얼마나 큰 변화입니까. 또 이제는 누군가 희생하거나 피 흘리지 않아도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다면 이것처럼 복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제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적과 동지의 이분법으로 가르지 않아도 서로 화합해서 같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면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도 생각이 바뀌어야 할 겁니다. 우리가 분단체제가 아닌, 더불어 속한 공간을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죠. 만약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펼쳐지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면 사고방식도 크게 달라질 겁니다. 예기치 못했던 문제도 생길 것이고 새로운 도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캐파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1871년 독일통일 당시에 인구가 약 7000만이 좀 넘었던 것 같습니다 거의 8000만이죠. 근데 지금 남북한이 통합을 이룬다면 대략 인구가 8000만 정도 되거든요. 독일통일 당시와 비슷한 규모에다 무엇보다 전혀 다른 문명권에 살아온 사람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것, 더 나아가 한반도를 활동무대로 하고 멀리 연변이나 조선족 같은 경계선을 넘어서 그분들과도 더 가까운 세상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한민족 생활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적 변화가 열리기 시작할 겁니다. 그때 가서는 아마 지금까지 이렇게 답답하게 갇혀왔던, 사실상 섬나라로서 기능해왔던 시대의 정신과 전혀 다른, 우리도 무언가 다른 공간에 소속되어있다는 새로운 캐파가 형성이 되겠죠. 놀라운 일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넘어서 새로운 세계로 한 발씩 가고 있는 이 전환의 시대가 우리한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항상 이런 고민들을 합니다. 지금 우리한테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본질이 무엇인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이죠. 정작 변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우리의 감수성이 아직은 무딥니다. 조금 더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상상력과 감수성을 길러나가면서 통일시대를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주제는 국방개혁 문제입니다. 굉장히 광범위한 주제입니다. 다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금 전문적인 내용들은 간략하게 넘어가고, 평화의 시대에 국방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개혁을 한다면 무엇을 하자는 말인지를 중심으로 해서 강의를 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한국군은 62.4만 명의 병력과 2019년 기준으로 46조원의 예산을 쓰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거대한 집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있고 또 한미연합사령부라고해서 외국군이 들어와 한미연합방위체제라는 걸 이루고 있는, 매우 특이한 환경에 놓여 있는 국방체제라고 할 수 있죠. 어떤 사람들은 온전한 군사주권을 가지지 못하고 미군의 작전지휘를 받는, 그러니까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과연 국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온전한 정책을 갖고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한국에는 28,000명 정도의 미국 지상군을 중심으로 한 병력이 주둔하고 있고, 그 가족까지 하면 한 52,000명 정도의 외국 군인과 군무원, 가족들이 있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에서 한반도 전쟁 시에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고 또 바다 건너에는 하와이에 태평양사령부가 있고 그 상급기관엔 미국 합참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해서 작전계획, 교리, 훈련 이런 것들은 대부분 아직까지 한국군 소관이 아니라 연합사령부의 소관으로 해서 한미연합방위체제라는 걸 형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한테 평시에는 작전권이 있지만 데프콘-3가 선포되면 작전권이 연합사령관에게로 전환되기 때문에 미국군 장성이 한국 전체 군대를 지휘통제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걸 우리는 으레 당연하게 바라봐왔고 그렇게 수십 년을 익숙하게 살아온 것이죠.

 

최근에 두 가지 변수가 생겼습니다. 연합방위체제는 사실 미군에게 통제되는 구조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거공약으로도 최단시간 내 미국으로부터 작전통제권을 한국으로 전환하겠다, 한국군 장성이 독자적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겠다, 이렇게 공약으로 내걸었죠. 오늘 새벽 미국 워싱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시기를 명시하지 않긴 했지만 조만간 전시작전권을 한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나름 구체적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총 4개의 합의문이 체결이 됐는데 내용을 보니 아무래도 이번에 체결된 네 개 합의와 약정문서를 보면, 이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실무적 준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내용입니다. 그래서 2020년대 쯤, 제 생각에는 22년이나 23년쯤에는 계획대로라면 한국이 작전권을 전환 받을 거라는 느낌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변수입니다. 우리나라가 한국전쟁 이래 53년에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65년 만에 일어나는 가장 획기적 변화라고 할 수 있죠.

또 한 가지는 남북군사합의서가 오늘 발효되었다는 것입니다. 군사합의서에 보면 남북한은 지상·해상·공중 일체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것을 11월 1일부로 시행한다고 되어있거든요. 오늘이 11월 1일입니다. 오늘부로는 동해나 서해, 휴전선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가 다 금지될 겁니다. 굉장히 뜻깊은 날이죠. 공교롭게도 오늘 뉴스가 다 쏟아졌어요 하나는 미국에서, 하나는 북쪽으로부터 나왔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오늘 제가 여러분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죠. (웃음) 꽤 좋은 날 같지 않으신가요? 그 긴 세월동안 많은 이들이 투옥되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어가며 평화를 외쳤던 걸 생각한다면, 이제는 무언가 희생과 피를 흘리지 않아도 우리가 바랐던 변화의 한 귀퉁이가 열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시작으로서는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북에서부터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하나는 워싱턴에서부터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이런 것들이 한반도에 다 모이게 되는데 오늘이라는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시기를 적당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 의미를 제대로 되새겨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는 겁니다. 이제 군대가 적대행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내부적으로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금방 서울에라도 날아올 것처럼 가정하고 짜놨던, 그 많은 국방계획이나 기획문서, 각종 무기도입 계획들과 거기에 편성된 예산 이건 다 어떻게 될까요? 사실 아무런 변화 없이 가고 있거든요. 복잡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제가 마침 올해 국방예산 예결위원입니다 곧 국방예산도 들여다봐야 됩니다만 이런 문제들이 정리가 안 되어 있죠. 오늘 주제가 국방개혁2.0이라고 되어있는데 사실 국방개혁2.0은 얼마 전에 방향이 발표된 것이고, 올해 연말까지 계속 수정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닙니다. 사실은 정부가 국방개혁안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습니다. 원래는 올해 5월에 원래 대통령 재가가 끝났어야 합니다. 근데 5월에서 8월로 연기됐고, 8월이 지나고 10월이 되니까 그냥 개략적인 방향만 있고 그다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요. 남북관계와 한미관계가 진행되는 걸 봐서 수정해야할 소요가 있으면 그걸 고쳐서 연말쯤에나 구체적 계획을 확정해서 시행하겠다는 계획인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만약 굉장히 역동적인 변화가 있을 시 더 연기될 수도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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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확정된 국방개혁이란 한미관계나 남북관계 변화요인보다는 우리 사회의 내부 변화요인에 맞춰서 확정된 부분입니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 못지않게 아주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가 인구절벽입니다. 아시다시피 2016년 기준으로 보니까 우리나라 20세 남성이 한 36만 명 정도 됩니다. 이게 22년에는 6년 만에 25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36만에서 25만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청년 인구의 3분의 1이 증발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엄청나죠. 같은 연령대 인구 30퍼센트가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줄어든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게 현실입니다. 끝이 아닙니다. 2022년은 군구조를 바꾸는 목표년도기 때문에 제가 25만이 되는 시점을 말씀드린 것이지, 2025년에는 거의 21만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다가 2030년이 되면 20만 유지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전 세계에서 이렇게 빠른 인구감소는 기록적입니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한 게 1980년대 말부터 아닙니까? 그때 노령인구가 대략 23퍼센트일 때부터 경제가 침체가 되기 시작했고 사회의 모든 활력이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지금 우리가 23퍼센트입니다. 이게 또 점점 올라가서 2023년 되면 30퍼센트를 넘어서 거의 40퍼센트에 육박하는 상황이 되고 그때는 사회에 청년이 없습니다. 이걸 군대로 따지자면 군대 올 병사가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빨리 줄어드는 상황이 되다보니까 과거에는 개혁을 안 한다고 우리가 그렇게 질타하던 군 중에서도 특히 육군이 요즘엔 생각이 바뀌는 게 보입니다. 진짜 군대 올 사람이 없어지면, 어떻게든 생존을 해야 되니까 뭐라도 시도를 하는데, 이들이 어디에서 연명이라도 할 수 있는 생존전략을 찾는가 보니까 바로 4차 산업혁명입니다. 사람이 없으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서 돌파해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이에요. 인구절벽과 기술의 혁명이 만나는 걸 군대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합니다. 민간사회는 여러 완충지대도 있고 전통적인 분야도 있지만, 군대는 주로 젊은 사람들로 채워진 집단이라 변화가 빨리 오죠. 대학하고 군대가 그렇습니다. 국방개혁 2020이란 걸 노무현 대통령 때 만들거든요. 2006년. 그때 육군 병력 52만이었습니다. 10년이 조금 더 지난 오늘날 육군의 병력이 47만입니다. 5만이 줄었어요. 근데 2022년이 되면 지금 47만이 36만으로 줄어야 합니다. 그게 인구에 맞춰 병력을 감축하는 목표치인데, 거기다가 군복무 기간이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어든단 말이에요. 그럼 병력압박은 더 심할 거 아닙니까? 그래서 36만으로 줄어들고 복무기간도 감축되니까 군대가 점점 더 압박이 심해지겠죠. 기존의 군 유지가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2025년을 다시 한 번 그려보면 육군 병력이 36만에다 그 중 병사가 32만이에요.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인구가 21만 수준으로 줄게 되면, 32만이 군복무 18개월 한다고 했을 때 병역가능 인원을 전부 다 육군에 보내도 겨우 그 숫자를 채울까 말까에요. 그럼 해공군은 해체할 겁니까? 불가능한 거예요. 인구절벽 속도를 국방개혁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숫자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지금 징병인구 대비 현역으로 징집하는 게 83퍼센트입니다. 굉장히 높죠. 80년대에는 51퍼센트가 현역으로 갔어요. 근데 2014년에 한번 극단적으로 높아집니다. 그때 병력수급이 뒤틀려서 90.3퍼센트까지 올라가는 게 최고치입니다. 이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상기해보세요. 윤승주 일병 사건, 임병장 사건, 2사단 총기난사 사건, 이건 2010년이죠. 그 2010년에서 2014년까지가 유례없이 현역 징집률이 높았던 시기입니다. 작게는 87퍼센트 높게는 90.3퍼센트까지 올라간 겁니다. 이후에 또 인구가 늘어서 83퍼센트까지 낮아진 거거든요. 그래서 군대가 최근에는 숨통이 트여서 소위 군에서 이야기하는 관심병사라고 하는 신체허약자들을 조금 적게 받아도 됐습니다. 근데 2022년이 되면 인구의 공급여건이 확 줄어들고 군복무도 18개월로 줄어드니까 계산을 뽑아보면 대략 91.4퍼센트를 징집해야 육군 32만 병사 유지가 가능합니다. 기록적인 징집률이에요. 91.4퍼센트라 그러면 어떤 상황이냐? 최근에 건강보험심판원 기관 자료를 뽑아보니 우리나라 지금 20대에서 정신질환과 우울증 치료환자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5년만 보더라도 거의 60퍼센트가 늘었어요. 알콜중독은 거의 70퍼센트 늘어나고 또 요즘 학생들은 뛰어놀 시간이 없이 주로 책상에 많이 앉아있으니 웬 디스크 환자가 너무 많아요. 경추질환이 거의 40퍼센트 늘어납니다. 지금 20대가 직장에서 건강검진 잘 안 받죠. 지금 진료기록을 뽑아보면 우리나라 청년계층에서 암 발병 연령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요. 이런 상태에서 91퍼센트를 징집한다고 했을 때는 굉장히 극단적인 상황이 될 수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군대가 중대나 소대로 편제되어 있는데 그중 약간 심리적인 문제나 분노조절 장애, 우울증 환자들이 한두 명만 있어도 조직 전체가 마비됩니다. 그러니까 91.4퍼센트 징집한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군 전체병력을 52만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에서 그 중 육군이 36만인데 병사들이 제일 많이 가는 게 육군이잖아요. 최근 숨통이 트였던 군대가 다시 2010년에서 2014년 그 상황으로 되돌아간다는 겁니다. 그때 통계를 보면 군대 내 안전사고, 군기사고, 각종 사고 숫자가 굉장히 늘어납니다. 또 군대에 가면 우울증 환자들을 이제는 따로 색출을 해서 자살예방교육을 하는 캠프로 보내버립니다. 그것이 일명 그린캠프라고 하는 겁니다. 거기 가면 웃음치료, 미술치료, 체력단련, 심리상담 같은 것을 하고 한 주 끝나면 또 그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고, 그러고 차도가 없으면 정신과에 보내서 상담시키던가 아니면 병역심사대에 보내서 한 번 상담해보고 이제 군대 복무가 불가능하다 해서 제대시켜버립니다. 제가 3군단 그린캠프에 가봤는데, 3년 전에 갔을 때의 그 광경을 제가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청년문화의 가장 슬픈 현장이었어요. 거의 모든 입소된 사람들이 눈동자가 풀려가지고 뭘 물어도 제대로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군생활은커녕 사회생활을 하기도 힘든 중증환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수용소에다 다 모아놓은 것이죠.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에도 이런 수용소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한국엔 있더라고요. 당시 입소자 숫자가 1년에 3000명이었어요. 이것도 부모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도 못 들어오고 부대에서 고립된 사람들은 다 뺀 숫자에요. 그때만 해도 입이 딱 벌어졌죠. 3000명이나 들어온다니. 근데 지금 그 숫자가 40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자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이 사람들 병역심사대에 보내서 다시 정밀검사를 하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고 나오는 인원이 1년에 평균 5500명입니다. 현역부적합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5500명이에요. 또 신체적인 문제, 너무 약하거나 다쳤거나 이래서 1500명이 또 추가되니까 대략 군대에 현역병으로 잘 갔다가 다시 나오는 인원이 합해서 7000명이에요. 91퍼센트를 징집했을 땐 또 어떻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군대 인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입니다. 이렇게 높은 징집률은 한국전쟁 이래로 최고 수치인데도 군대가 제대로 임무를 수행한다기보다는 유지하기에도 급급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육군병력이 52만부터 시작해서 32만까지 20만 가까이 줄어드니까 그래도 많이 줄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그것마저도 2020년 중반에는 유지가 안 된다는 거예요. 이게 지금 한국군에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겁니다.

거기에다 제가 또 한 가지 변수가 4차 산업혁명이라 말씀드렸는데 요즘 일어나고 있는 기술혁명이라는 게 기존의 무기체계를 다 쓸모없게 만들어버려요. 학자에 따라서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정의가 다 다르고 우리가 너무 요란을 떠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이 문제가 굉장히 중차대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간략하게 4차 산업혁명을 말씀드리면 저보다 더 잘 아시겠습니다만 이제 초연결, 초지능의 사회로 간다는 겁니다. 이제껏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계입니다. 조금 성급한 전문가 의견을 보면 우리가 대략 2025년경에는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는 거거든요. 기술적 특이점 혹은 지능 폭발이라고도 하는데,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지는 순간이죠. 기계가 기계를 만들어내는, 기계가 설계도를 만들고 기계가 기계의 개념을 만들고 제작까지 하는 시점입니다. 또 초연결된 인공지능이 주관적 질문에도 응답이 가능한 시기죠. 예를 들면 기계한테는 분명한 정답이 있는 것만 물어야 응답이 있는 거거든요. 근데 정답이 없는 문제들 있을 수 있죠. 오늘 저녁에 영화보는 게 좋을까, 쇼핑하는 게 좋을까, 맛있는 걸 먹을까. 이런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기계가 대신 판단을 내려줄 수 있다면 이런 건 새로운 지능이죠. 그러한 능력을 갖추게 됐을 때, 군대의 모든 기능이나 무기, 부대와 조직이 다 연결이 되는 초연결 상태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지능체계, 이것이 과연 출현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입니다.

그런데 지금 군대의 무기체계가 굉장히 빠르게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육군에서 만든 여러 개념을 보면 모든 것을 연결, 연결, 연결해요. 한국군이 정말 이상한 군대인 게 한쪽에서는 너무나 첨단으로 나가지만 한쪽에서는 1차 대전 때 무기와 개념이 남아있는 원시부대까지 공존하는 이상한 한국군이거든요. 병력이 줄어드니까 무슨 수를 써서든 돌파하고 생존하려고 하니까, 병력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육군의 사고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서 예전에 안 쓰던 용어나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요즘에 보면, 병사들 헬멧에 달려있는 통신기계가 인공위성과 연결이 되어서 누구하고도 무선 통신이 가능한, 이런 식으로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스마트한 조직으로 만들어나가는 개혁 작업이 시작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직은 그 전체적인 상을 그리기가 어려워요. 이런 상황에서 국방개혁2.0이란 이름으로 군의 규모를 빠르게 줄이면서 질적으로는 스타일을 바꿔보자는 취지 같습니다.

 

여기서 정치적인 문제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군대를 현대화하고 과학화한다는 취지 자체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봅니다만, 문제는 이 국방개혁안은 올해 판문점선언이나 북미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만들어놓은 개념이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불어오는 두 개의 바람은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변화요인만 빠르게 받아들였다는 것이죠. 왜 과학화되고 현대화되는지에 대해서 방향을 잡아야 하냐면, 지금 국방개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다량으로 존재한다는 걸 기본가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직 수정이 안 된 상태로 올해 예산서까지 온 겁니다. 문재인정부가 이걸 바꾸려고 해도 국내적 반발도 있고, 북한과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기도 했기 때문에 손을 못 대는 겁니다. 국방개혁의 현대화와 과학화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대비를 주안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방이라고 하면 남북 간 대규모 지상전을 가정하고 재래식전력으로 되어있었다면, 요 몇 년 사이에는 그것이 빠르게 전략적 단위에서 우주공간으로부터의 교전상황을 가정해야 되는 상황으로 바뀌어 왔는데 그걸 이른바 3축체계라고 하는 겁니다.

3축체계라는 것은 크게 보면 3가지 축이라는 뜻인데 3K라고도 합니다. 3개 다 K로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제 1번 킬 체인. 이것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는 걸 기다렸다가 요격하기엔 늦는다는 겁니다. 북한의 미사일이 공중에 떠 있었을 때 제압하는 건 늦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징후만 보고 선제타격한다는 것이죠. 북한의 1000개가 넘는 미사일은 주로 액체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이 개발되긴 했지만 아직 일반화되진 않았죠. 미사일은 발사 30분 전에 연료주입을 합니다. 미사일은 고도정밀한 장비가 많이 들어있고, 또 성층권 이상을 올라가는데 거기엔 연소할 수 없는 산소도 없습니다. 연소제뿐 아니라 산화제도 포함한 복잡한 연료계통이 돌아가다 보니까 평소에 연료를 넣어놓지 못하고 빈 걸로 놔둡니다. 앞에 핵탄두만 장착해놓고 발사할 때 일으켜 세워서 연료를 주입하고 필요한 여러 화학물질을 주입하게 되어있는데 이게 한 30분이 걸립니다. 킬 체인 아이디어의 핵심은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로 북한 주요지점을 관찰하고 있다가 연료를 주입하는 등의 미사일발사 정황이 보이면 발사 이전에 제압해버린다는 것이죠. 전투기나 미사일을 날려서 초토화시키면 상당부분 제압된다는 가정이었습니다.

킬 체인을 이명박정부 때부터 전투기도 사고 공대지미사일도 장착하는 등등 해오고 있었는데 그걸 사업계획을 세워서 계약서에 사인하고 무기가 채 들어오기도 전에,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가 마구마구 생깁니다. 고정식 발사대에서 연료주입이 다 보인 상태에서 때리기는 쉽지만, 차로 동굴 속에 숨겨놨다가 발사준비를 다 끝내서 차에다 싣고 나와서 쏘면 이걸 무슨 수로 찾아냅니까. 육군이 원래 꿈꿨던 건 지대지미사일로 제압할 수 있다고 해서 예비비까지 동원해서 왕창 늘려놓았는데 이걸로는 이동식발사대를 못 잡아내는 겁니다. 그러면 또 어떻게 합니까? 전투기가 직접 정찰하다가 뭐가 튀어나오면 빠른 시간 내 가서 직접 가서 때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투기를 왕창 사야하는데, 바로 F-35가 킬 체인의 일환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행기가 들어오기도 전에 이제는 고체연료 미사일이 나온 거예요. 이건 연료주입이 필요 없어요. 고체연료는 그냥 달려있어서 별도 경고시간 없이 자기가 알아서 하면 끝나는데, 무슨 조기경보입니까? 또 안 되게 생겼거든요. 킬 체인 하나를 만들려고 지난 10년 동안 이것저것 샀다가 목표가 계속 바뀝니다. 북한이라는 나라가 자기 무기체계를 슬쩍 보여주기만 하면 우리 국방체계가 와르르 다 무너져요 이래서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된 게 킬 체인입니다. 명칭에 대해선 제가 설명을 드리자면 킬 체인은 탐지하고 식별하고 타격해서 결과를 확인하는 의사결정 사이클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걸 한 바퀴를 돈다는 것인데 이게 주안점을 어디에 둬야할 지가 애매해지면서 자꾸 몸집을 불려온 것입니다.

자 그러면 실패할 가능성 존재할 거 아니에요? 두 번째로 제2축이 등장합니다. KAMD(한국형공중미사일방어). 미사일 발사 전 제압에 실패하면, 날아오는 걸 공중에서 요격하자는 개념입니다. 성주에 사드가 그런 명분으로 들어온 거 아닙니까. 북한에서 노동미사일을 쏘면 사드로 150km 상공에서 잡겠다는 거죠. 사실 사드가 방어범위가 제한되다 보니까 우리나라 동남권 부산 대구 이쪽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들어온 거지 수도권방어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것 가지고 우리나라가 호들갑 뜬 것도 참 이상합니다. 결국 수도권 방어도 못할 무기인데 뭐가 전략자산이냐는 말이죠. 수도권이 뻥 뚫리니까 한국이 독자개발로 해서 미국의 패트리어트와 유사한 개발을 하고 있는데 그걸 L-sam, LONG-SAM 이라고 합니다. 이건 40km 고도에서 맞추는 무기니 수도권 방어가 된다는 거죠. 사드는 높이 올라가서 북한과 거리가 좀 떨어져야 하지만 짧게 올라가는 건 북한과 가까이 있어도 성능발휘가 된다는 거예요. 또 M-sam이라고 있어요. 이건 롱이 아니라 미디엄인데, 15km 상공에서 잡는다는 겁니다. 사실은 초속 7km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15km 상공에서 잡는다면 지면까지 떨어질 시간은 2초 남는 거예요. 거의 다 날아와서 맞추고 설령 맞춘다 한들 대충 맞으면 맞고도 날아와서 핵폭탄은 터지게 되어 있죠. 그래서 이건 마지막 단계의 방어입니다. L-sam, M-sam, 사드와 패트리어트를 다 통합해서 작전을 수행하는 곳이 바로 오산에 있는 K2작전본부입니다. K2 중 하나인 킬체인을 지휘하고 하나는 KAMD를 지휘한다는 것이죠. 다양한 자산, 한미자산을 다 통합해서 날아오는 미사일 요격을 해보자는 건데, 이걸 미국이 또 반대합니다. 자기 자산을 왜 우리가 통제하냐고. 전쟁나면 다 연합사령관 권한이고 그런 시설은 연합사에 다 있다는 거죠. 그래서 거기에 가보니까 아무 정보가 없고 사실은 개털이더라고요. 날아오는 표적 정보가 있어야 쏴서 맞출 거 아닙니까?

그런데도 죽자 사자 일단은 미사일 방어에 국가의 운명이 달렸다고 하면서 무기를 계속 사는 겁니다. 최근에 와서 북한에서 새로운 걸 하나를 슬쩍 보여줬는데 또 기가 막혀요. 150-200km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리면 지상에는 큰 피해는 없는데 무시무시한 전자파가 나옵니다. Electric-Magnetic-Pulse, EMP라고 하는데, 이게 예전에 미국이 하와이에서 핵실험하다가 밝혀낸 겁니다. 우주에서 터진 전자파가 전자기 형태로 날아오다가 공기와 충돌하면서 계속 확산이 되는데 그게 전기신호로 바뀝니다. 강한 전기전자파가 건물을 때리면 건물은 말짱하지만 근데 이게 지나다니는 전신주 전선을 타고 고압의 전기선으로 바뀌어서 그걸 타고 들어가 내부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를 태워버립니다. 군사시설도 마비되어버린다 이겁니다. 그럼 더 높은데서 때려야겠구나 해서, 지상 500km까지 올라가서 때린다는 거예요. 이지스함에서 500km까지 올라가는 미사일을 갖겠다. 그게 이제 sm-3라고 하는 스탠다드 미사일 3번째 버전입니다. 점점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죠.

참 이게 아이러니한 현상인 것이, 남북한은 워낙 사이가 근접해 있기 때문에 미사일이 높이 올라가려면 상대방과 거리유지가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거리가 있어야 고고도 미사일을 쏘지 가까운 거리면 뭐하러 그렇게 합니까? 대포나 단거리미사일을 쏘면 되는 겁니다. 탄도미사일을 쏜다고 하니까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쏠 이유가 없어요. 굉장히 비효율적이죠. 미사일은 본래 개발한 목적이 있는 겁니다. 단거리미사일은 본래 40도 각도로 발사해야 됩니다. 중장거리미사일은 수직발사대에서 수직으로 올라가서 수직으로 떨어져야 인접한 남한을 때리는데, 과연 그런 용도로 미사일을 개발했겠으며 또 여러 역설이 생겨납니다. 그런데 그걸 또 요격하겠다고 사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제가 뭘 산다고 할 때 이게 몇 조원씩 나가는 겁니다.

하나는 공격 하나는 방어였습니다. 그러면 끝나는 거냐? 그게 아니라 세 번째가 바로 KMPR입니다. 이거는 한국형대량응징보복 전략입니다. 한 대 맞았다면 열 대를 때리겠다는 겁니다. 떼거지로 가서 때리는 초토화 전략입니다. 여기서 주력이 되는 게 육군의 현무미사일인데 지금 1000발 이상 확보해놨습니다. 평양시내 전체를 흔적도 없이 지우겠다는 이야기죠. 우리는 핵무기는 없으니까 위력이 센 고폭탄두로 해서 주요 북한 중심지역 쓸어버리겠다, 열배 백배로 보복하자, 핵무기와 같은 위력이 되려면 많이 쏴야한다. 이게 또 돈이 기가 막히게 많이 듭니다.

이것을 다 합쳐서 3축체계가 되는 건데 일단은 워낙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다보니까 이게 어떤 방식으로 조합될지에 대해 아직 교리조차 없어요. 그저 무기체계 중심으로 깔아놓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 왔습니다. 그럼 얼마를 쓰겠다는 이야기냐? 세 가지를 하는 데, 2025년까지 47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겁니다. 무기체계 종류는 한 50여 가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간략하게 말씀드려서 그렇지 3축을 구성하는 개념에는 여러 무기체계가 구성이 되어 있고 굉장히 종류가 많아요.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그래서 이 무기로 쏘려고 하다보니까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발견이 됐습니다. 다 쏘는 것까진 좋았는데, 봐야 쏠 거 아닙니까? 뭘로 보지? 그래서 정찰위성을 앞으로 50개월 동안 개발을 해서 60개월 내에 우주에 띄우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찰위성을 만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방장관이 이거 개발 못하면 다 연구원들 구속시킨다고 하면서 닦달을 했죠. 그럼 정찰위성 한대 갖고 되냐? 아시다시피 군사위성은 저고도라서 속도가 빨라요 그러면 정찰위성 몇 개는 있어야 합니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시간이 대략 7-8분인데 그 사이에 빨리 찍고 지구 한 바퀴를 돌아와서 다시 오는 겁니다. 낮은 고도로 지나가면서 표적을 다 찾아내야 합니다. 보지 않으면 아무리 무기체계를 많이 갖고 있어도 공염불이라 그래서 요즘에는 정보전략 쪽으로 또 몰려갑니다. 여기서 또 무언가 추가되기 시작합니다.

마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죠. 그래서 역사상 본 적이 없었던 하나의 거대한 체계가 된 것입니다. 3축체계는 박근혜정부 때부터 결정이 됐고 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하는데 막상 생각해보니까 돈이 없거든요. 갑자기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끌어옵니까? 그래서 계약서에 서명만 하고 돈은 다음정부가 내라는 겁니다. 요즘 국방예산이 올라가는 이유입니다. 이명박근혜 때 계약서에 사인은 하는데 자기들 정부에선 돈을 안내겠다는 겁니다. 그게 문재인정부에 와서 다 청구되는 겁니다. 기존에 가던 관성에 의해서 국방예산이 저절로 올라가버려요. 올해 국방예산이 물경 8.6퍼센트인가 올라갑니다. 거의 9퍼센트 올랐는데 지난 20년 이래 이렇게 올라간 적이 없어요. 노무현 때 비슷한 수치로 올라간 적이 있죠. 이제는 주워 담기에 바쁩니다. 북한 핵미사일을 대비한다는 국방개혁2.0이 문재인정부 들어와서 계속 유지가 되고 개념이 확정되어버린 상황에서, 대통령 재가가 끝나버리니까 국방예산이 올라가는 것은 거의 자동입니다.

 

이렇게 쭉 가다보니까 정말 한반도가 벼랑 끝으로 가는가보다 생각을 했었는데, 갑자기 1월부터 남북대화가 시작하면서 전에 없던 흐름이 생깁니다. 이게 판문점선언까지 갔죠. 자세히 보니까 앞으로 단계적 군축을 한다고 쓰여 있고, 그 다음에 상호 적대적 행위와 무력증강에 대해서 협의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군사합의서가 나와요 적대행위를 중지한다고 하면서 또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를 안 합니다. 군사합의서 내용을 보면 내용이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모든 적대행위가 중지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미 예산서는 이미 승인된 절차에 의해서 가고 있다는 겁니다. 전쟁과 평화가 공존을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대폭 증강된 국방예산은 가고 있는데, 저희도 정부와 어떻게 대화를 하냐면 이제 전제가 달라지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했는데 그렇다면 전제와 가정이 달라졌으니 이 국방개혁에서 이야기하는 3축체계는 목표가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지 않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일단 정부가 대외적으로 공포는 안했지만, 플랜비는 준비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연말까지는 비핵화 상황을 전제로 한 다른 국방계획을, 플랜비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지금 전방에서 확성기 방송도 중단됐죠. 남북 간 가장 근접해있는 비무장 지대 안쪽, GP를 남과 북이 각기 시범적으로 11개씩 그냥 철수만이 아니라 완전파괴하기로 했죠. 또 유해발굴도 공동으로 하고 있고요. 비무장지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지뢰도 다 제거하고 이제는 남북 구역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가 있죠. 이런 식의 신뢰구축 조치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서해에서 북한의 일정수역과 내륙, 남측의 일정수역과 내륙을 포함해서 군사완충구역이라는 걸 만들었다는 겁니다. 서해 일원에서는 앞으로 군사훈련이나 무장도 못합니다. 포도 덮개로 가리고 북한의 갱도에 있는 해안포도 다 문을 닫아버리고 안에 포도 밀봉해버리고 못 쓰게 만들었죠. 그리고 비행금지구역이란 걸 만들어서 앞으로 정찰기나 전투기가 전방에서 못 뜨게 해놨습니다.

물론 이정도로는 아직까지 안전을 달성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남북한 전방에 밀집해 있는 포병전력이 남아있습니다. 북한의 장사정포 있잖아요. 한꺼번에 쏘면 서울 상공에 2만발 포탄이 한 시간 안에 떨어진다고 하죠. 핵미사일보다 그게 더 무섭다는 겁니다. 또 북한 포가 제일 무서운 것은 포가 정밀하지 못해가지고 쏘는 사람도 어디에 떨어질지 모릅니다. 우리가 서울에 1100만, 경기도 인구까지 하면 이 전쟁터 한복판에 2200만이 산다고 합니다. 대포를 머리에 이고 산다는 게 무척 부담됩니다. 만약 북한이 포를 빼면 우리도 상응조치로 K-9 자주포나 K-55 견인포 등을 상호 동수감축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추가적 논의 사항이 참 많습니다. 전방지뢰문제, 상호간 기동력 문제 등등. 북한과 남한 각각 군사력 70퍼센트가 서해에서 수도권 일원에 다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걸 치우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많은 협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3축체계는 개념도 부실할 뿐 아니라 기술적 뒷받침도 안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3축체계 재검토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시정연설에서 국방비에 대해 설명하면서 당분간 3축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말을 했어요. 그 의도가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무엇이 우리가 진짜로 달성하려는 국방인가요? 전환적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으면서 기로에 놓여있는 것이죠.

이런 모든 현상을 빨리 정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빨리 열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북한이 재래식군비통제나 군축협상에 남한과 성실하게 임하면서 그런 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 빨리 체결이 되어야 합니다. 북한이 서해 쪽 완충구역을 합의한 것은 그들로서는 굉장히 큰 결단이었죠. 제가 듣기로는 북한 군부가 다 반대하는데 김정은 위원장 결단이었다고 합니다. 또 전방 GP 철수 문제 역시도 인민군 장성들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었어요. 북한은 GP 위주로 경계작전이 이루어지고 우리는 GOP위주로 경계작전을 하기 때문에 사실 우리로서는 GP를 몇 개 폐기해도 큰 변화는 없습니다. 근데 북한은 GP를 없애면 모든 걸 재구성해야하기 때문에 이건 북한이 명백히 손해 보는 합의였죠. 김정은 위원장 결단이었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이나 남북한군사협력에 목을 매는 이유는 비핵화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적대행위 포기하면서 남측과 군사협력을 하면 불안하지 않다는 거죠. 여태까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보검이라고 했죠. 이 핵보검을 내려놓으면 북한의 안보는 위험해집니다. 그렇다면 남측하고 군사협력을 해서 안보영역을 관리가 가능한 영역으로 만들면 북한도 자기 인민들에게 이제는 전쟁위협이 없어졌으니 비핵화 해도 국가에 큰 위기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문재인 정부 역시 군사합의서를 체결한 이유도 비핵화를 위해서 합의한 겁니다. 이정도로 평화가 오진 않겠지만, 최종적으로 북한에 안전을 보장하면서 비핵화과정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군사적 조치를 하면 그를 신뢰가 구축되고, 그 기반 위에서 전쟁위협이 감소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맘 편하게 비핵화 프로세스를 미국과 협의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은 재래식무기 위주로는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죠. 그렇다면 이제는 후방 전략자산들이 문제가 될 겁니다. 제가 보기엔 종전선언 이후에는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제가 만난 청와대 관계자나 문정인 안보특보 같은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에 가서 직접 보니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합니다. 군사합의서를 잘 발전시켜서 하나씩 신뢰를 만들고 결실을 맺다보면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더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 단계에 가면 한국이 일본과 군사교류협정 체결한 것처럼 북한과도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민족안보 같은 이런 개념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죠. 독도나 이어도 방어를 할 수 있는 남북공동군사훈련을 한다든가, 주요 군 인사 파견해서 상호 교류를 한다든가 하는 거죠. 이런 방식이 유럽에서는 헬싱키 모델이라 해서 군비통제 모델이라고 많이 제시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서 남북 군대가 적대적 관계에서 협력적 관계로 전환되는 것을 공동안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상호간 공동이익을 규정하고 도모할 수 있는 양국군대의 역할을 찾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남북이 동맹까지는 아니더라도 군사협력 정도는 가능하게 하면 이게 평화협정 단계에서는 협력적 안보체제, 즉 공동안보가 되는 것이죠.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군사강국입니다. 동북아 세력균형을 도모하면서 한반도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는 남북한의 협력 방법이 무엇일까요? 그렇게 하려면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서로 침략은 하지 않고 적정규모의 군사력을 가지면서 힘을 합치면 한반도 안전 정도는 공동으로 구현할 수 있는 협력적 안보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겁니다. 그것이 바로 장기적 안목에서의 군비통제 계획입니다. 그런 부분들이 평화협정 단계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죠. 그렇게 핵 없는 북한과 도모해나가야 될 한반도의 안보체제가 바로 저는 국방개혁 플랜비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조치로 현재 국방개혁에 대한 수정작업을 지금부터 해나가고, 한편으로 국방부에서 지금 운영하는 군비통제기구를 외교부 산하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미국도 국무부에 군비통제차관이 있습니다. 그런 형태로 군사력을 통제하고 국방부에서 군축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교부나 대통령이 관장하게 해야 합니다. 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제 생각에는 차관급으로 할 것 같습니다. 국방부 서주석 차관이 공동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여요. 국방부 차관은 민간인이죠. 민간이 군비통제 협력을 하고 장성급 회담이 그 통제를 받도록 하는 식으로 군사적인 합의를 쭉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오늘 나온 뉴스에는 미국은 군사합의를 지지한다고 매티스 국방장관이 그렇게 확인을 했다는 겁니다. 이건 매우 좋은 소식입니다. 그동안에는 우리 남북 간 자체적으로 합의한 데 미국이 브레이크를 건다는 소식만 주류언론이 써댔는데 오늘 나온 소식은 미국도 지지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 군사합의를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중요한 전략적 지점이라고 인식하는데 별 무리가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한미 간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봅니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빨리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을 하고 그러면서 북한은 시범적으로 핵 폐기를 하는 것입니다. 신고나 사찰은 나중에 해도 되고 일단 핵탄두 폐기의 계획이나 구상이라도 밝히면 트럼프 대통령은 응답하게 돼 있습니다.

어차피 연내에는 이뤄지기 틀렸으니 내년 초 한반도 정세를 우리가 한 번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가 이런 낙관적인 내용으로 강의를 하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매번 이러다 큰일 난다고만 했죠. 그래서 제가 아까 오늘이 굉장히 중요한 날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런 면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는 저 자신도 매우 행복합니다. 이정도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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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강의도 들으러 오실꺼죠^^?>

다음주에는 연속 기획강좌의 세 번째 순서로 “한국 내 기지촌 미군’위안부’ 인권과 국가 책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지촌 여성들과 오래 함께 해 온 두레방 활동가 김태정 님의 강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 부탁드립니다.

개별강좌-3강

* 강의 자료와 자료집 제공을 위해 필요합니다. 다음 구글 폼에서 수강신청서를 꼭 작성해주세요 ^^

<수강신청서 작성하기>
https://goo.gl/forms/R1OqmIjoJBg7Sp052

<수강 안내 및 강의장소 오시는 길>

http://www.militarywatch.or.kr/?p=5554